살아 있는 자의 하나님, 죽음을 이기신 하나님
마가복음 12장 26-27절은 예수님께서 사두개인들의 부활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시며 인용하신 구약 출애굽기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죽은 자가 아닌 살아 있는 자의 하나님이심을 밝히신 장면입니다. 이 말씀은 단지 부활의 가능성을 주장하는 논리적 반박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과 그분의 신실하심, 그리고 생명과 구속의 본질을 밝히는 신학적 선언입니다. 특히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앞두고 계신 고난주간에 주어진 것으로, 장차 자신의 죽음 이후 이루어질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앞두고 선포하신 생명의 복음입니다.
사두개인들은 부활을 부정하며, 모세오경에 부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이 인정하는 모세오경, 특히 출애굽기 3장의 가시떨기 사건을 인용하여, 하나님께서 스스로를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 하셨음을 근거로 삼아 부활의 진리를 밝히십니다. 이 말씀은 구속사 전체에서 하나님의 언약이 얼마나 영원하며, 그분의 구원 계획이 죽음 이후까지 이어지는지를 증언합니다.
아브라함과의 언약, 죽음을 넘어선 관계
26절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죽은 자가 살아난다는 것을 말할진대 너희가 모세의 책 중 가시나무 떨기에 관한 글에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요 야곱의 하나님이로라 하신 말씀을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예수님은 여기서 모세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출애굽기 3장의 사건을 인용합니다. 이는 모세오경을 권위 있게 여기는 사두개인들에게 매우 전략적인 인용이었으며, 그들이 무시할 수 없는 권위 있는 말씀을 통해 부활의 논리를 펴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자기 계시 속에서, 하나님은 자신을 과거의 하나님으로 소개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나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라고 현재 시제로 말씀하십니다. 이는 아브라함이 죽었지만, 하나님과의 언약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이며, 죽음이 그 언약을 끝낼 수 없음을 선언하는 말씀입니다.
이 구절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자기 계시는, 단지 정체성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언약에 대한 신실함을 표현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언약 백성과의 관계를 일시적인 것으로 보시지 않고, 영원한 관계로 여기십니다. 그렇기에 그 언약은 육체의 생명이 끊어진 이후에도 계속되며, 반드시 부활과 영생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신학자 칼빈은 이 본문을 주해하며,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과 맺은 언약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은, 부활과 영생에 대한 가장 강력한 보증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결코 죽은 자의 하나님이 되실 수 없으며, 그분의 백성은 살아 있는 존재로 그분과 관계 맺습니다.
살아 있는 자의 하나님이신 이유
27절은 예수님의 말씀의 핵심을 전달합니다.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요 살아 있는 자의 하나님이시라 너희가 크게 오해하였도다."
이 말씀은 단순히 사두개인들의 오해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존재 자체에 대한 깊은 신학적 선언입니다. 하나님은 생명의 하나님이시며, 그분과의 관계는 오직 살아 있는 자들과의 관계입니다. 죽은 자, 즉 영적 생명에서 단절된 자들은 하나님과 언약을 누릴 수 없으며, 따라서 하나님의 백성은 죽음 이후에도 살아 있어야만 합니다.
이때의 '살아 있음'은 단지 생물학적 생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언약 관계 안에서 지속되는 영적 존재로서의 생명을 뜻합니다. 예수님은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지 이 세상의 시간 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영원한 시간 안에서 완성되어야 한다는 구속사적 구조를 밝히십니다.
교부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구절을 해석하며, 하나님과의 관계는 사랑과 은혜의 관계이므로, 그 관계 안에 있는 자는 결코 사라질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죽음조차도 무너뜨릴 수 없는 사랑으로 자신의 백성을 붙드신다는 것입니다.
십자가와 부활의 언약적 실현
이 말씀이 고난주간에 주어졌다는 사실은, 이 선언이 단순한 논쟁을 위한 교리가 아니라, 곧 일어날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해석하는 열쇠임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곧 십자가에서 죽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 죽음은 언약의 실패가 아니라, 언약의 완성이며, 부활을 통해 하나님과의 영원한 생명 관계가 인류에게 열리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길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단지 의롭고 착하게 사는 삶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넘어서 부활에 이르고, 하나님과 영원히 함께하는 나라로 나아가는 완성의 길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아들도 죽음에 내어주셨지만, 그분을 다시 살리심으로 그 사랑과 언약의 실체를 확증하셨습니다.
개혁주의 전통은 이 본문을 통해, 언약과 생명의 결합,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어떤 존재인지를 명확히 가르칩니다. 하나님은 언약을 이루시기 위해 아들을 보내셨고, 그 아들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우리와 영원한 관계를 맺으십니다. 이는 단순히 부활이 있다는 추상적인 논리가 아니라, 역사 안에서 실제로 성취된 구속의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시는 생명의 약속
예수님은 이 말씀을 통해, 단지 사두개인의 교리 오류를 지적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얼마나 깊고 영원한지를 드러내셨습니다.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이는 우리가 살아 있는 자로서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으며, 죽은 자일지라도 하나님 안에 있으면 살아 있는 자라는 신앙의 선언입니다.
이 구절은 신자들에게 두 가지 중요한 위로를 줍니다. 첫째,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께 속한 자는 죽음 이후에도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계속 살아 있습니다. 둘째, 지금 우리의 삶이 단지 이 세상의 질서에 묶여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지금도 살아계신 하나님의 백성으로, 그분의 통치와 사랑 안에 살아가며, 장차 완전한 부활의 날을 소망하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이와 같은 믿음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에 근거하며,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고 하나님과의 관계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줍니다. 이 관계는 결코 중단되지 않으며, 지금도 살아 있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 속에서 역사하시며, 영원한 생명으로 이끄시는 신실한 약속입니다.
전체 결론
마가복음 12:26-27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 이삭, 야곱과 맺으신 언약이 죽음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자의 하나님이심을 분명히 선언합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앞둔 고난주간에 주어진 것으로, 구속사의 핵심인 부활의 소망과 언약의 신실함을 증언하는 강력한 진리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죽음을 넘어서는 생명의 언약을 붙들고, 하나님과의 살아 있는 관계 안에서 영원한 삶을 소망하며 믿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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