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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

마가복음 12:11, 버림받은 돌, 구속의 머릿돌이 되다

by Logos 2025.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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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돌, 구속의 머릿돌이 되다

마가복음 12장 11절은 짧은 한 구절이지만, 구속사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진리를 담고 있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주로 말미암아 된 것이요 우리 눈에 놀랍도다”라는 이 구절은 시편 118편 23절을 인용한 것으로, 예수님께서 자신이 바로 버림받은 돌이자, 구속사의 중심이 되는 머릿돌이심을 선포하시는 장면의 결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앞선 비유, 곧 포도원 농부의 비유에서 자신이 아들로서 거절당하고 죽임당할 것을 예고하신 뒤, 이 인용구절을 통해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어떻게 사람의 거절을 넘어서 구원의 기초로 세워지는지를 말씀하십니다. 이 구절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통해 하나님께서 구원을 완성하신 구속사의 절정에 대한 선언입니다.

주의 손으로 이루어진 구속의 역사

“이것은 주로 말미암아 된 것이요”라는 말씀은 구속의 역사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적인 행위임을 선포합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은 인간의 계획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 계획 가운데 예정된 사건입니다. 예수님은 단지 유대 지도자들에 의해 억울하게 죽임당한 희생양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자발적으로 십자가의 길을 걸으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이 말씀은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큰 위로가 되었던 고백입니다. 시편 기자는 자신을 대적하는 원수들 가운데서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하며, 하나님께서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진리를 찬양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는 유대 종교 지도자들에게 거절당하고 백성들에게 외면당하셨지만,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 배척당한 아들을 통해 인류 구원의 기초를 놓으셨습니다.

신학자 칼 바르트는 이 구절을 해석하며, 구속사는 인간의 눈에 이해되지 않고, 오히려 실패처럼 보이지만,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가 드러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십자가는 패배가 아닌, 하나님의 주권적 승리이며, 거절당한 돌은 결국 성전의 가장 중요한 머릿돌이 되었습니다.

인간의 눈에 감춰진 놀라운 구속의 방식

“우리 눈에 놀랍도다”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구원의 방식이 인간의 이성과 기대를 완전히 뛰어넘는 놀라운 방식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메시아를 정치적 해방자, 세상의 권세자로 기대했지만, 예수님은 겸손과 순종으로 십자가를 지시는 고난받는 종으로 오셨습니다. 이런 방식은 사람의 눈에는 이해되지 않는 방식이며, 오히려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방법은 언제나 우리의 생각과 다릅니다. 이사야 55장 8-9절에서 말씀하시듯, 하나님의 생각은 우리의 생각보다 높고, 하나님의 길은 우리의 길보다 높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은 인간의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지혜와 섭리로 이루어집니다.

교부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말씀을 인용하며, “하나님께서 인간의 가장 낮은 자리에 임하셨을 때, 그것이야말로 가장 높은 구원의 시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고통당하시는 예수님은 인간의 눈에 가장 비참해 보이지만, 하나님의 눈에는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이 역설은 바로 구속사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머릿돌이 되신 그리스도, 교회의 기초가 되다

이 구절에서 말하는 “버림받은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는 비유는, 건축 당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모퉁이돌의 역할에서 비롯됩니다. 모퉁이돌은 건물의 구조를 지탱하고, 전체 설계의 기준점이 되는 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거절당하고 버림받은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집을 이루는 중심이 되는 머릿돌임을 선포하십니다.

신약성경은 이 이미지를 교회론과 연결시킵니다. 에베소서 2장 20절에서 바울은 교회가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이며,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느니라"고 말합니다. 즉,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초로 세워진 공동체이며, 그분의 고난 위에 세워진 생명의 집입니다.

개혁주의 전통에서도 이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칼빈은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이 교회의 유일한 기초이며, 그 어떤 인간의 권위나 전통도 그 기초를 대신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교회는 세상의 지혜나 권세 위에 세워진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 위에 세워졌기에 견고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드러내는 거룩한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거절당한 자가 된 우리의 구속자

예수님은 단지 상징적인 인물이 아닙니다. 그는 실제로 거절당하고, 배척당하고,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유대 지도자들은 그분을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았고, 백성들은 십자가형을 외쳤습니다. 그러나 그 거절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구속의 길로 사용되었고, 그 결과로 우리는 구원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고난주간에, 예루살렘 성전에 서서 이 말씀을 선포하셨습니다. 이는 자신이 당할 십자가의 고난을 알고 계시면서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그 길을 걸어가신 것입니다. 그는 사람에게 거절당하셨지만, 하나님께는 택함을 받은 귀한 돌이셨습니다. 이사야 53장 3절은 그분을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자”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그 버림은 곧 하나님의 선택이었고, 인류를 위한 구속의 시작이었습니다.

우리의 구원은 그리스도의 거절 위에 세워진 은혜입니다. 우리가 받은 구원은 거절당한 자의 희생 위에 세워진 생명이며, 우리의 믿음은 그 희생의 열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은혜를 가볍게 여길 수 없습니다. 우리는 거절당한 아들을 기억하며, 우리의 삶도 그의 고난에 참여하는 믿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놀라운 은혜 앞에 서는 자의 응답

이 구절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의 회상이 아닙니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예수님을 거절하고, 하나님의 구원을 거부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모든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선포입니다. 사람의 눈에는 실패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은 그 실패 속에서 가장 크고 위대한 구원을 이루십니다.

우리는 오늘도 거절당하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로서, 세상의 거절 속에서도 진리를 고백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때로는 우리의 신앙이 조롱당하고, 복음이 외면당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리스도의 머릿돌 위에 세워진 자들이기에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분 안에 놀라운 은혜와 승리가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그분 안에 살아가도록, 그분 위에 세워지도록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그 부르심은 단순한 감정의 고백이 아니라, 삶으로 드러나는 믿음의 응답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주의 은혜를 놀랍게 여기는 자들로서, 날마다 그 은혜를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전체 결론

마가복음 12장 11절은 구속사의 핵심을 압축한 말씀입니다. 사람들에게 거절당한 예수님이 하나님의 손에 의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셨고, 그 위에 교회와 우리의 구원이 세워졌습니다. 이 일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뜻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우리의 눈에 놀라운 은혜로 비춰지는 일입니다. 우리는 이 구절 앞에서, 주님의 십자가가 패배가 아닌 승리였음을, 버림이 아닌 선택이었음을 믿음으로 고백하며, 거절당한 그리스도를 따르는 참된 제자로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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