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계신 하나님의 나라, 죽음을 이기다
마가복음 12장 18절부터 27절은 부활을 부정하는 사두개인들이 예수님께 나아와 부활에 대해 질문하며 시작됩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논리의 틀 안에 가두어 무력화시키려 했지만, 오히려 예수님은 이 대화를 통해 부활의 본질과 살아계신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깊은 구속사적 진리를 선포하십니다. 이 장면은 고난주간 중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앞두고 여전히 자신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그 이후에 펼쳐질 하나님의 나라를 분명히 가르치시는 매우 중요한 교훈입니다.
사두개인들은 모세오경만을 정경으로 인정하며, 부활과 천사의 존재 등을 부정한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부활 교훈을 조롱하기 위해 억지 논리를 끌어와 질문하지만, 예수님은 그들의 무지를 책망하시며, 하나님 나라의 생명과 능력을 선포하십니다. 이 대화는 예수님께서 고난과 죽음을 앞두고도 오히려 영원한 생명을 지니신 분으로서, 구속사의 승리를 선언하시는 장면입니다.
18절: "부활이 없다 하는 사두개인들이 예수께 와서 물어 이르되"
본문은 사두개인들이 예수께 와서 부활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시작됩니다. 사두개인들은 제사장 계열로 구성된 상류층으로, 정치적 실권을 쥐고 있었으며, 모세오경 외의 다른 구약 성경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영혼불멸이나 천사, 부활의 교리를 거부하였고, 세속적 현실 안에서 안정을 추구하던 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의 질문은 예수님의 부활 신앙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자, 유대 종교계 내에서 벌어지는 신학적 논쟁의 일환입니다. 예수님은 이미 여러 차례 제자들에게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예고하셨으며, 이는 단지 개인의 운명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사가 어떻게 완성될지를 드러내는 핵심 사건이었습니다. 이 문맥 안에서 사두개인들의 질문은 구속사의 진리를 거절하는 태도로 나타나며, 죽음 이후에 대한 진리를 논쟁의 대상으로 격하시킵니다.
19-23절: "선생님이여 모세가 우리에게 써 주기를 어떤 사람의 형이 자식이 없이 아내를 두고 죽으면 그 동생이 그 아내를 취하여 형을 위하여 상속자를 세울지니라 하였나이다... 일곱 사람이 다 그를 아내로 취하였으니 부활 때에 그들이 살아날 때에 그 중에 누구의 아내가 되리이까"
사두개인들은 신명기 25장에 나오는 '계대결혼법'을 근거로 부활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려 합니다. 이 율법은 가문의 이름을 보존하고 유산의 계승을 위한 제도였으며, 이스라엘 사회에서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서 혈통의 지속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사두개인들은 이 율법의 본래 목적을 왜곡하고, 과장된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 부활의 개념 자체를 조롱합니다. 그들의 질문은 부활 이후의 세계를 이 땅의 구조와 질서로 단순히 연장하여 이해하려는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이는 하나님의 나라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교부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본문을 해석하며, 부활 이후의 세계는 전혀 다른 차원의 삶이며, 그곳은 세속적 결혼과 같은 지상적 제도에 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그는 이 질문 자체가 인간의 제한된 이성으로 영원한 생명을 가늠하려는 어리석음을 드러낸다고 지적합니다.
24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성경도 하나님의 능력도 알지 못함으로 오해함이 아니냐"
예수님은 사두개인들의 질문에 대해 매우 단호하게 책망하십니다. 그들의 오해는 단지 논리적 착오가 아니라, '성경'과 '하나님의 능력'을 알지 못한 데서 비롯된 본질적인 무지라는 것입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말씀으로, 인간이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할 때, 하나님의 능력 또한 왜곡되며, 영원한 생명의 진리를 놓치게 된다는 경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기서 단순히 해석의 오류를 지적하신 것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계시 전체, 특히 구속사의 흐름 속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과 부활의 권능을 가리키십니다. 그분은 이 땅의 질서와 형식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나라의 실체를 말씀하시며, 그 나라의 중심에 있는 부활의 소망을 밝혀주십니다.
개혁주의 신학자 칼빈은 이 구절을 주해하며, 인간이 하나님의 말씀에 무지할 때, 신앙은 형식만 남고 능력을 잃게 된다고 경고하였습니다. 그는 성경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우리를 구속사의 중심이신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계시임을 강조하였습니다.
25절: "사람들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날 때에는 장가도 아니 가고 시집도 아니 가고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으니라"
예수님은 부활 후의 삶이 이 땅의 결혼제도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실재임을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이는 부활의 세계가 단순히 현재의 삶을 연장한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전혀 다른 하나님의 생명 세계라는 점을 강조하는 선언입니다.
결혼은 이 땅의 제도이며, 인간의 연약함과 죽음이라는 조건 아래에서 허락된 언약입니다. 그러나 부활 후에는 죽음이 없으며, 생명이 충만한 상태로 회복된 존재들로서, 모든 관계가 하나님 안에서 완전하게 재구성됩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단지 결혼의 폐지라는 선언이 아니라, 부활의 본질이 ‘완전한 하나님과의 연합’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깊은 구속사적 메시지입니다.
교부 요한 크리소스톰은 부활 이후의 상태에 대해, 그것은 인간의 육체와 영혼이 가장 영화롭게 된 상태이며, 세속적 관계가 아닌 신령한 교통으로 충만한 삶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이 땅의 삶에 집착하지 않고, 장차 나타날 영광을 소망하게 합니다.
26절: "죽은 자가 살아난다는 것을 말할진대 너희가 모세의 책 중 가시나무 떨기에 관한 글에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요 야곱의 하나님이로라 하신 말씀을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예수님은 사두개인들이 인정하는 모세오경, 그중에서도 출애굽기 3장의 가시떨기 사건을 인용하여 부활의 진리를 변증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소개하실 때 "나는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하셨다는 것은, 그들이 죽었을지라도 여전히 살아 있는 존재로 하나님과 언약 관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표현은 단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으로 쓰인 것으로, 언약은 죽음으로 끊어지지 않으며, 하나님은 죽은 자들의 하나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자들의 하나님이심을 증거합니다. 예수님은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의 언약은 영원하며, 죽음 이후에도 그분의 백성은 살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십니다.
개혁주의 신학은 이 장면을 언약신학의 관점에서 중요하게 다룹니다. 하나님은 언약을 맺으신 자들과 그 자손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시며, 그 언약은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됩니다. 칼빈은 하나님이 우리 하나님이시라면, 우리는 결코 멸망하지 않으며, 그분의 백성은 반드시 부활을 통해 영광 가운데 들어가게 된다고 말합니다.
27절: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요 살아 있는 자의 하나님이시라 너희가 크게 오해하였도다 하시니라"
예수님은 결론적으로 사두개인들의 오류를 바로잡으며, 하나님은 결코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단순히 부활의 사실 여부를 넘어서, 하나님의 본질과 그분의 통치가 생명을 창조하고 유지하며,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점을 드러내는 선언입니다.
예수님은 고난주간을 보내시며,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가장 결정적인 구속사의 사건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곧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계신 예수님께서,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활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생명이 온전히 드러날 것을 미리 선포하신 것입니다.
신학자 본회퍼는 이 구절을 가리켜, 고난의 한가운데서 생명을 선포하시는 예수님의 용기와 능력은 그분이 단지 스승이 아닌 구원자이심을 증거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 말씀 안에서 십자가를 넘어 생명으로 나아가는 부활의 길을 발견합니다.
전체 결론
마가복음 12:18-27은 사두개인들의 부활에 대한 도전을 통해, 예수님께서 구속사의 핵심인 부활과 하나님의 나라를 분명히 선포하신 말씀입니다. 이 땅의 질서와 인간의 논리를 넘어, 하나님의 말씀과 능력은 죽음을 이기고 생명을 주시는 진리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 앞에서, 부활의 소망을 믿음으로 고백하며, 죽음 이후에도 살아계신 하나님과의 영원한 언약 속에 있다는 확신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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