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하는 자들을 경계하라
마가복음 12장 38절부터 40절은 예수님께서 고난주간 중 성전에서 공적으로 가르치실 때 하신 말씀으로, 당시 종교 지도자들의 외식적 행태를 강력하게 책망하신 본문입니다. 예수님은 서기관들의 겉으로는 경건해 보이지만 속은 탐욕과 교만으로 가득한 위선을 지적하시며, 하나님 앞에서의 참된 경건과 정의가 무엇인지 드러내십니다.
이 말씀은 단순한 도덕적 경고를 넘어, 십자가를 향해 나아가시는 예수님께서 참된 메시아, 참된 제사장, 참된 율법의 완성자로서 위선과 불의를 대면하신 장면입니다. 외식하는 종교 시스템은 하나님의 구속사적 목적과 배치되며, 그러한 구조 속에서 예수님은 철저히 거부당하고 결국 죽임당하십니다. 그러나 그 죽음은 부패한 종교 제도의 심판이자, 새로운 구원의 질서를 여는 선언이 됩니다.
율법 교사의 탈을 쓴 위선자들
예수님은 먼저 서기관들에 대해 말씀하시며, 그들의 외적 행태를 묘사하십니다. "긴 옷을 입고 다니는 것과 시장에서 문안 받는 것과 회당의 높은 자리와 잔치의 윗자리를 원하는 자들을 삼가라." 당시 서기관들은 율법에 대한 지식과 교육을 담당했던 종교적 지도자였으며, 백성들로부터 존경받는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긴 옷을 입고 다니며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자 했고, 공공장소에서는 인사받기를 즐기며, 예배 장소인 회당이나 잔치 자리에서는 가장 높은 자리를 원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사회적 예우를 넘어서, 신앙을 권력과 명예의 수단으로 삼았던 그들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이들의 행동을 단순한 생활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그 마음의 중심에 있는 교만과 자기 숭배의 죄로 보셨습니다. 겉으로는 하나님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을 높이고 이익을 챙기려는 위선이 그들의 종교를 타락하게 만든 것입니다.
개혁주의 신학자 칼빈은 이 구절을 주해하며, 모든 종교 제도는 외형보다 내면의 진정성을 더 중요시해야 하며, 하나님 앞에서 진리로 행하지 않는 교리는 사람을 속일 뿐 하나님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참된 경건은 외적 형식이 아니라, 겸손과 진실한 사랑 안에 있음을 선포하셨습니다.
과부의 집을 삼키는 종교 권력
예수님은 이어 더 충격적인 내용을 밝히십니다. "저희는 과부의 가산을 삼키며 외식으로 길게 기도하는 자니 그 받는 판결이 더욱 중하리라." 당시 과부는 사회적으로 가장 연약한 계층에 속했으며, 법적 보호와 사회적 지원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서기관들은 그런 약자들을 돕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의 재산을 착취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권위를 이용해 사람들의 신뢰를 얻고, 헌금이나 봉헌을 핑계로 가난한 자들의 재산을 갈취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부를 늘려갔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길게 기도하며 자신들의 경건함을 과시했습니다. 예수님은 이를 두고 외식이라 명명하시며, 그들이 받을 심판은 더욱 무겁다고 선언하십니다.
이 장면은 단지 특정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종교 체계의 타락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나님께서 구약에서 계속해서 외치셨던 공의와 긍휼, 진리를 잃어버린 채, 인간 중심의 종교 체계는 결국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배척하는 구조로 전락하고 맙니다.
교부 요한 크리소스톰은 이 본문에 대해, 하나님은 가난한 자들의 눈물에 귀를 기울이시며, 위선자의 기도는 하늘에 닿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참된 종교는 하나님과의 관계뿐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십자가 앞에서 드러난 참된 경건
이 말씀은 고난주간에 주어진 경고입니다. 예수님은 곧 십자가에서 죽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죽음은 바로 이러한 종교적 위선과 타락에 의해 초래됩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높이기 위해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하는 자들과, 경건한 척하며 실상은 불의를 행하는 자들을 철저히 책망하십니다. 이는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구속사적 심판의 선포입니다.
십자가는 위선자들에 의해 세워졌지만, 그 위에서 죽으시는 예수님은 참된 제사장이자 참된 경건의 본을 보여주십니다. 그는 자신을 낮추시고, 가난한 자들과 함께하시며, 끝까지 하나님 앞에 진실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외식하는 자들을 위한 구원의 문이기도 하며, 동시에 그 위선이 얼마나 깊은 심판을 자초하는지를 드러내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도 이 말씀은 매우 중요합니다. 겉으로는 신앙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자기 이익을 추구하고, 사랑과 정의 없이 자기 의를 드러내는 모든 위선은 하나님 앞에서 책망받아야 할 죄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참된 경건이 무엇인지, 하나님이 원하시는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를 다시 배워야 합니다.
전체 결론
마가복음 12:38-40은 외식하는 종교 지도자들의 위선을 책망하시며, 참된 경건은 겉모습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행하는 삶임을 선포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고난주간에 십자가를 앞두고, 불의한 종교 체계에 대한 심판의 말씀을 선포하시며, 자신이야말로 참된 경건의 완성이심을 밝히셨습니다. 우리는 이 말씀 앞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오직 십자가의 사랑과 정의 안에서 진실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성경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가복음 12:41-44 과부의 두 렙돈 (0) | 2025.03.29 |
---|---|
마가복음 13:8-8 마지막 날의 징조 (0) | 2025.03.29 |
마가복음 12:35-37 다윗의 자손 (0) | 2025.03.29 |
마가복음 12:28-34 (0) | 2025.03.29 |
마가복음 12:26-27 산자의 하나님 (0) | 2025.03.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