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예고,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구속의 길
마가복음 14장 17절부터 21절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만찬을 나누시면서, 그 중 한 사람이 자기를 팔 것이라는 충격적인 예언을 하시는 장면입니다. 이 말씀은 고난주간, 곧 예수님의 수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의 긴장감이 가득한 상황에서 주어졌으며, 하나님의 구속 계획이 사람의 배신과 악함 속에서도 어떻게 굳건히 성취되어 가는지를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모든 것을 아시고, 모든 것을 준비하신 분이십니다. 배신당할 것도, 누가 자신을 넘겨줄지도 이미 알고 계셨지만, 그 길을 멈추지 않으시고 묵묵히 걸어가십니다. 이 본문은 인간의 죄악이 아무리 어둡고 파괴적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구속사는 결코 그로 인해 좌절되지 않는다는 신앙의 고백을 담고 있습니다.
제자들과의 식사 중,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우다
17절과 18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저물매 그 열둘을 데리시고 가서 앉으셨더니, 저희가 먹을 때에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 하나, 곧 나와 함께 먹는 자가 나를 팔리라 하신대.”
이 장면은 매우 인간적인 동시에 구속사적인 깊이를 지닌 장면입니다. 유대인들에게 함께 식탁을 나눈다는 것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친밀한 교제와 신뢰의 표현이었습니다. 그런 자리에서 예수님은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이는 단지 제자들을 놀라게 하려는 말씀이 아니라, 주님의 고난이 이제 가까이 왔으며, 그것이 공동체 내부의 배신으로 시작될 것임을 알리는 구속사적 예고입니다.
이 말씀은 시편 41:9을 성취하는 말씀으로, “내 떡을 먹는 나의 가까운 친구가 나를 대적하여 그 발꿈치를 들었나이다”라는 다윗의 고백이 예수님 안에서 온전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지금 자신이 하나님의 구속 계획 안에서 배신당하실 것임을 말씀하시며, 제자들에게 그 충격적인 현실을 직면하게 하십니다.
제자들의 반응과 자기 성찰의 기회
19절은 제자들의 반응을 보여줍니다. “저희가 근심하여 하나씩 하나씩 말하되 주여, 내니이까 하거늘.”
이 장면은 제자들의 인간적인 연약함과 동시에 그들의 내면을 드러내는 장면입니다. 그들은 “그가 누구입니까?”라고 묻지 않고, “내니이까?”라고 각자 묻습니다. 이는 자기 자신도 그 죄의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인식이며, 주님 앞에서 자신의 연약함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도 이런 질문을 하기를 원하십니다. 남의 죄를 지적하기보다, “주님, 제가 아닙니까?”라고 자문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태도, 그것이 십자가 앞에 서는 제자의 기본 자세입니다. 고난주간에 우리가 가져야 할 영적 태도 역시, 이와 같은 자기 성찰의 마음입니다.
인자는 정한 대로 가거니와, 그러나 배신자는 화 있을진저
20절과 21절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열둘 중의 하나 곧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는 자니라. 인자는 자기에게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더면 제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예수님은 다시 한 번 그 배신자가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십니다. “그릇에 손을 넣는 자”라는 표현은 가까운 친구이자 식탁을 함께 나누는 사람임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이처럼 가까운 자로부터 당하는 배신은 예수님의 고난을 더 깊고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곧바로 말씀하십니다. “인자는 자기에게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이는 예수님의 죽음이 결코 우연이나 배신의 결과만이 아니라, 이미 하나님의 말씀에 기록된 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구속사적 확신의 표현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은 사람의 음모가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에 의해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신을 행한 자에게는 책임이 주어집니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지만, 그것에 가담한 자는 그 책임에서 면책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더면 제게 좋을 뻔하였다”는 말씀은 유다의 배신이 얼마나 큰 죄였는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경건을 가장한 위선과 배신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경고합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도 경각심을 줍니다. 하나님의 뜻은 반드시 이루어지지만, 그 뜻에 참여하는 우리의 태도는 책임 있는 신앙의 자세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구속사의 조연이 아니라, 동역자로서로 바른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전체 결론
마가복음 14:17-21은 예수님의 고난이 가까워지는 순간, 공동체 안에서 벌어진 배신의 예고를 통해 구속사가 어떻게 인간의 죄와 악함 속에서도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배신을 당하실 줄 알면서도 그 길을 가셨고, 제자들은 그 말씀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이 본문은 우리에게 자기 성찰과 주님의 길에 동참하는 신실함을 요청하며, 구속사의 길은 오직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자에게 열려 있음을 가르쳐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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